너에게 닿지 않을 편지를 쓴다(위로의 편지) by Jay


하루를 빽빽한 스케줄로 채우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너
사실 네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너는 그냥 너 자체로 의미있는 존재라는 것을 왜 모를까.
네가 그저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모든 순간들이 너를 이루었음을 알아줘.
그렇게 생각하기 힘들다는 것을 안다.

그 많은 시간들이 너를 나약하게 만들었다고 느껴질수도 있겠지.
많은 것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지라도
네가 걸어온 수많은 날들이 황무지였을지라도
네가 너의 삶을 사랑할 수 없다고 느끼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인생이 게임이고 리셋 버튼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눌러버리겠다고 할 지라도
너는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고 너의 모든 날들이 너를 이루어주고 있음에 고맙다.
만약 네가 리셋 버튼을 누른다면 그래도 돌고 돌아 나에게는 와 주었으면 좋겠다.
그 때 네가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더라도, 그 삶이 어떤 삶이건 간에.



다시 시작하는 것이 두렵다고 하는 너
우리는 두려움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꽤 오랜 시간, 우리는 이 안개 같은 두려움을 헤치고 나올 수 있을까.
가능성이 있긴 한 걸까, 가능성이란 말을 붙여도 되기는 한 걸까.

나도 늘 시작이 두렵다.
사실 나는 네가 지금 시작한다고 해도 또 시간이 꽤 흘러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네가 늦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너의 시작이 늦었다고 생각지도 만약 너의 시작의 끝이 불모지라 해도
너를 비난할 생각이 전혀 없다.
시작의 끝이 실패일까봐, 그 실패에 많은 사람들이 비난할까봐 두려워 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나만큼은 네 편이니 지금 그 길을 가고 싶다면
지금 가는 길이 너무 힘들어 다른 길로 가고 싶다면 그렇게 하렴.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닌 네가 원하는 시간을 살기를 바란다.
내가 보는 너는 항상 잘해왔고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엉망이지도 않고
만약 잘 해내지 못 한다고 해도 괜찮다.
정 걱정이 된다면, 용기가 안 난다면, 용기를 내지 않아도 괜찮다.

그렇게 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다른 사람들의 비난을 두려워 할 필요도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용기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도 느낄 필요도 없다.
그리고 만약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더라도
그런 감정을 느끼는 너에 대해 자책할 필요도 없다.
사실 무엇 무엇 할 필요 없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네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너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척 관대한 척 말한 것 같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이거다.
네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가 널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을 아껴줄 수 없는 시간이 계속될지라도 나는 너를 아끼고 아낀다.



어쩌면 이것은 너에게 쓰는 편지일수도 나에게 쓰는 편지일수도 있다.
지금 이 시간 너도 걱정에 잠 못 잔다는 것을 안다.
위의 글들은 내가 너에게 숱하게 말했던 말들도 있고
말하기 부끄러워서, 너무 멀리 간 것 같아서 말 못한 것도 있다.
내가 나중에 이 편지를 너에게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것은 너와 나를 위로하는 편지





덧글

  • Gabriel 2017/03/05 08:43 # 삭제 답글

    밤새 고민으로 뒤척이다 이 글을 봤습니다.
    저도 모르게 첫 문단부터 눈물이 나더군요.
    큰 위로가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 Jay 2018/03/18 01:23 #

    위로가 되었다면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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